[착한경영! 이해관계자 경영]
#10. 국민주권정부의 주주권리
강화에 대한 기대와 우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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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국민주권정부가 주주 권리 강화를 강조하는 상법 개정안 등을 예고하는 등 기업지배구조 개혁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이에 맞물려 주가 지수가 연일 상승하며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주주의 권리가 두텁게 보호받은 미국 등 자본 선진국에 비해 한국은 일부 소수의 대주주들의 전횡 때문에 다수의 소액 주주들은 권리를 침해 받았으며,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이었다. 이런 배경속에서 최근 새롭게 출범한 이재명 국민주권정부의 주주 권리 보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주주 자본주의 정신에 부합하는 당연한 조치이다.
그러나 주주자본주의와 이것에 기초한 주주 중심의 경영으로는 기업의 장기적 성과 달성이 어렵다. 왜냐하면, 기업의 장기적 성과는 기업의 가치창출 과정상에 기여한 여러 이해관계자인 고객, 직원, 협력업체와의 신뢰와 협력을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주 중심의 경영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고려한 민주적 경영을 실천하는 것도 아니며, 현대 사회가 기업에 요구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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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적 세계관을 넘어서기
전통적인 경영학은 데카르트-뉴턴의 기계적 세계관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 세계관은 우주와 자연을 거대한 시계처럼 작동하는 기계로 간주하며, 모든 현상을 분해하고 분석 가능한 부속품들의 집합으로 본다. 이러한 사고는 경제를 인간과 자연의 상호작용이라는 더 넓은 맥락에서 분리시켰다. 또한 이 세계관은 기업을 사회와 동떨어진 독립된 기계로 간주하며, 기업의 이익창출은 고객, 직원, 협력업체, 지역사회, 자연환경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상호 의존적 관계속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간과하게 만든다.
반면, 이해관계자 경영은 생태적 관계성과 전일성의 세계관에 기반한다. 기업은 고객, 직원, 협력업체, 지역사회, 자연환경과 상호 의존적 관계를 맺는 생태계의 일부다. 윌리엄 맥도너와 마이클 브라운가드의 『요람에서 요람으로』는 이를 나무에 비유한다. 나무는 산소를 생성하고, 토양을 비옥하게 하며, 동식물의 서식지를 제공하며, 생태계와 순환적으로 상호작용한다. 마찬가지로, 기업은 제품 생산, 소비,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이해관계자들과 순환 고리를 형성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기업은 사회와 동떨어진 섬이 아니라 곤충, 새, 나비, 꽃, 흙과 서로 도우면서 살아가는 숲 속의 나무와 같은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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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관계자 경영이 민주적 경영을 지향하는 이유는 기업은 사회와 동떨어진 채 존재하는 섬이 아니라 숲 속의 나무와 같은 존재로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민주적 의사결정을 지향한다. 반면에 주주 중심 경영은 주주이익 보호라는 단선적 목표를 지향한다. 이 과정속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이익 균형에 무관심해질 수 있으며, 단기적 수익 극대화를 위해 이해관계자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할 위험이 있다. 고객, 직원, 협력업체 등에 대한 일방적 희생의 강요는 신뢰와 협력의 토대를 무너뜨리며, 이는 기업의 장기적 경쟁력 하락, 기업의 장기적 가치 하락으로 연결된다. 그리고 이는 결과적으로 주주의 이익 하락으로 연결된다.
반면에 이해관계자 경영은 어느 일방만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이익 균형을 추구한다.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서는 주주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 고객, 협력업체, 지역사회, 환경을 고려하게 된다. 이렇게 기업의 성과창출에 기여하는 중요한 이해관계자의 다양한 의견이 반영된다면 기업은 이해관계자들의 신뢰와 협력을 통해 장기적 성장이 가능해지고, 기업의 장기적 가치 상승과 주주의 장기적 이익으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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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권정부의 주주 권리 강화 정책은 그동안 왜곡된 자본시장을 정상화 시켜서, 국내 자본시장에 주홍글씨처럼 새겨진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악명을 걷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주주 중심 경영이 과연 민주적 경영인지, 기업의 장기적 가치 창출에 기여하는지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문제제기가 필요하다.
미국의 애플, 아마존, 펩시, 월마트, 제너럴 모터스 등 대기업 최고경영자들을 회원으로 두고 있고, 한국의 전경련과 성격이 유사한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BRT)은 1997년의 “기업의 목적은 주주를 위해 존재한다."는 선언을 포기하고, 2019년에는 "기업의 목적은 주주만이 아니라 모든 이해관계자를 위해 봉사한다."로 변경했다. 자본주의 천국에 사는 미국의 자본가들 스스로가 주주 자본주의의 한계를 직시했기 때문이다. 주주 자본주의와 이것에 기초한 주주 중심의 경영이 민주적 경영의 원칙인 참여, 투명성, 평등성과 상충되는 것은 아닌지, 단기적 이익 추구에 치중하여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행위가 되는 것은 아닌지 늘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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